두 사람 / 곽재구
2015. 4. 7. 17:17ㆍ■ Andante/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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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꽃길을 지나갑니다
바퀴 살에 걸린
꽃향기들이 길 위에
떨어져 반짝입니다
나 그들을
가만히 불러 세웠습니다
내가 아는 하늘의 길 하나
그들에게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불러놓고 그들의 눈빛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길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그들이
알고 있을 것만 같아서
불러서 세워놓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곽재구·시인,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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