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 박창기

2015. 4. 7. 17:18■ Andante/Poem

728x90

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참 따뜻하다
마을이 적막을 끌어 덮는다 해도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으리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랑이 아니고서야 길은 굳이 거기로 났을까

사람의 마을에서 만난 풀꽃은 모두 아름다웠다
사랑받는 여자가 예뻐지듯
정다운 눈으로 바라본 풀꽃이야
사랑한다는 말에도 예뻐진다는 것이니
사람의 마을로 가는 저 길이
더 따뜻해지지 않을 수 없겠다

사람의 마을로 가는 길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길 위에서는 늘 혼자이나
사람의 마을에서는 만남이 있지 않은가
만남이 꼭 사랑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눈빛 한 사발
잘 익은 마음 한 사발이면 좋을 것 같다
겨자씨 같은 관심이면 사랑은 피리니


(박창기·시인, 1946-)

'■ Andante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혜민스님의 책속의 한 줄...삶은 어차피 연극인데  (0) 2015.05.04
사람의 일 / 천양희  (0) 2015.04.07
두 사람 / 곽재구  (0) 2015.04.07
아주 작은 사람 / 김낙필  (0) 2015.04.07
사람 / 박 찬  (0) 201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