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dante/Poe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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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 / 나태주
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
2017.08.03 -
[봄시/꽃시] 매화 앞에서 ... 이해인
매화 앞에서 이해인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
2017.03.09 -
[꽃시] 꽃 멀미 ... 이해인
꽃 멀미 ...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2017.03.09 -
[봄시/꽃시] 개화 ... 안도현
개 화 - 안도현 생명이 요동치는 계절이면 넌 하나씩 육신의 향기를 벗는다. 온갖 색깔을 고이 펼쳐 둔 뒤란으로 물빛 숨소리 한자락 떨어져 내릴 때 물관부에서 차 오르는 긴 몸살의 숨결 저리도 견딜 수 없이 안타까운 떨림이여. 허덕이는 목숨의 한 끝에서 이웃의 웃음을 불러일으켜 줄..
2017.03.09 -
[봄시]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이해인 수녀님의 봄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 . .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처 우리집 뜰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
2017.02.03 -
12월의 시 / 이해인
12월의 시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
2016.12.27